히데코's 끄적끄적
Diary

2023년 7월 2일

15년이나 이웃인데 한번도 제대로 대화해본적인 없는 뒤집 화가B. 

매년 이때쯤 늘 좀 짜증나는 화가집 마당의 나무들. 올해는 우리 집 옥상에 넘어와서 떨어진 나뭇잎 탓에 배수구가 막혀버렸다. 

내가 밤에 옥상에서 몰래 화가B의 나무 가지를 자르려고 했으나 여자 힘으로는 도저히 안돼 남편을 통해 마당 가지치기를 하라고 부탁했다. 그랬더니 어제 갑자기 화가B의 친구라며 어떤 40대후반쯤 보이는 남자가 가위를 들고 현관에 나타났다. 연락도 없이 그러니까 나는 너무 당황스러웠지만 가지치기를 해준다니 얼른 옥상에 올라가시라고 집 안으로 모셨다. 한 2시간후 그 남자는 요리하시는 분인데 (대화도 안해봤는데 나는 요리하는 걸 안다니 ㅎㅎㅎ), 살구가 너무 맛있게 익었다며 나한테 한보따리를 줬다. 그래서 오늘 살구 잼과 콘포트를 끓이는 중. 살구가 예뻐서 잘 만들어질 것 같다. 내일 잼을 한병 화가B한테 갖다주면서 우리 좀 동갑인데 잘 지내자고 해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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